등산을 한 것도 아니건만, 하산주를 마시기로 하고, 등산도 안 했는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대구 동촌유원지에 있는 '만나식당'으로 간다.
동촌유원지 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전동오리배 타는 곳이 있다.
그 부근에 단층 건물에서 장사하는 집들이 몇 집 있다.
그곳들 중에서 손님이 제일 많은 곳이다.
https://naver.me/IDB1ZJ9t
만나식당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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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가 코다리찜이다.
메뉴에는 명태찜이라고 되어 있지만, 식감이 명태 식감은 아니다.
분명 말렸던 생선으로 보이니, 코다리찜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손님들이 너무 많아 사장님께는 물어보지 못했는데, 아마 맞을 것이다.
따스한 봄을 맞아 동촌으로 나들이 나온 객들이 저녁은 전부 여기서 해결하려나 보다.
다행히 빈 자리가 있어 앉기는 했는데, 북적북적, 정신이 없다.
손님들이 한 번에 너무 몰려서 그런지, 주문 안 받냐는 손님부터 음식 언제 나오냐는 손님까지, 각양각색 불만들이 가득하다.
서빙하시는 분들도 속보 내지 거의 뛰어다니신다.
그래도 재밌는 게, 코다리찜만 상 위에 오르면 두 말 않고, 조용히, 먹는 것에 집중한다.
그만큼 코다리찜만큼은 잘하는 집이다.
아직 자리를 함께 하기로 한 지인 한 분이 도착을 못 하셨다.
그건 그거고, 우리는 먼저 먹는다.
코다리찜 소 자 26,000원.
바쁜 주방엔 미안하지만, 달걀말이도 하나 주문했다.
주문하고 약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는 빨리 나왔다.
기본찬들도 차려진다.
오그락지, 김치, 물김치, 브로콜리, 콩나물국 등이다.
너무들 바쁘셔서 기본찬 주시는 것도 잊으셨다며 미안해하신다.
괜찮습니다.
이 집 콩나물국도 맛집이다.
안주 나왔으니 하산주 본격 시작이다.
대구는 불로 생막걸리를 주로 마신다.
사실 청도 운문사 가는 길에 동곡 막걸리 양조장이 있어 거기서 몇 병 사 올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사 와서 남 장사하는 식당에서 양해를 구하고 먹는 게 쉽지 않을 터...
게다가 이렇게 장사 잘 되는 곳에 와서 할 짓은 못 될 것이고, 그렇다고 콜키지 준다고 하면 먹게 해 줄까...
안 될 거야.
셋이 앉아 막걸리 실컷 먹고 있자니, 후래자 1명 등장한다.
우린 이미 먼저 시킨 안주 다 먹었고, 바쁜 주방에 다시 한 번 미안하지만 코다리찜 소 자 추가로 주문한다.
막걸리 마시면 밥은 안 먹어도 되겠다는 일행들, 코다리찜을 먹더니 밥도둑이라며 다들 공깃밥을 주문한다.
다진 고추로 만든 양념이 코다리에 잘 배었다.
무한 공깃밥을 부르는 밥도둑이 틀림없다.
곡주를 멈출 수 없게 하는 매력도 아울러 갖추었으니, 밥 먹기도 술 마시기도 좋은 음식이다.
긴 하루 내일을 위해 이제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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