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한 날이다.
아침에 분명 추웠는데, 낮에는 겉옷이 부담스러운 날씨다.
해가 지니 겉옷이 다시 필요하다.
일도 하기 싫고 어제의 출장 여파로 컨디션도 좋지 않다.
울고 싶었는데 누가 나의 뺨을 때려 준다.
대학 선배님께서 적절한 시간에 전화가 오셨다.
막걸리 한 잔 하자는 반가운 말씀이다.
고맙기 그지없다.
선배님 댁이 계명대학교 대명동 캠퍼스 쪽이시다.
6시 30분에 그 인근에서 만나자고 하신다.
퇴근 후 바로 갑니다.
계명대학교 네거리에도 술집이 적지 않게 있다.
그중에서 우리는 나름 분위기 좋은 집을 택한다.
"달콤한 막걸리"라는 가게이다.
몇 번 방문해 본 가게이다.
막걸리 마시기 꽤나 괜찮은 가게라 이 동네에서 막걸리를 마실 일이 있으면 이 가게를 우선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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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막걸리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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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돌계단 건너편에서 삼각지로터리 쪽으로 향하면 '꿀빵'이라는 가게가 있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얼마 가지 않아 찾을 수 있는 가게이다.
자리를 잡고 막걸리와 안주를 주문한다.
여러 지역 막걸리가 있지만, 오늘은 장수막걸리로 정하고, 안주는 일단 배가 고프니 콩나물불고기를 주문한다.
잔이 예쁘다.
막걸리의 영롱한 빛깔이 잘 담긴다.
한 잔 두 잔 기울이다 보니 안주도 곧 나온다.
콩나물이 바닥에 잔뜩 깔려 있다.
그 위로 냉동 삼겹살이 올려져 있고, 채 썬 깻잎이 그 위에 놓였다.
끓여서 국물이 자작해질 정도가 되면 막걸리 한 모금 더 마시고 먹으면 된다.
양이 결코 적지 않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밥도 볶아 먹을 수 있는데, 우리는 다른 안주를 먹기로 한다.
밥 먹으면 막걸리는 안 넘어간다.
막걸리를 추가로 더 주문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서비스라며 부추전을 내 오신다.
많이 먹지 않았는데 서비스라니, 하는데, 알고 보니 우리 선배님 딸과 가게 사장님 딸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한다.
겉은 튀긴 듯이 바삭하고 속은 부추 특유의 식감이 살아있다.
서비스로 이 정도 퀄리티를 선사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추가로 감자채전을 주문했다.
사실 이 가게는 감자채전이 대표 주자 격이다.
테이블이 좁아, 먹다 남은 부추전을 감자채전 위에 올려 두고 바쁘게 술잔을 비웠다.
감자를 채 썰어 소량의 베이컨과 함께 부친 전인데, 이 가게는 겉바속촉, 그러니까 겉은 바싹하게 속은 촉촉하게 전을 구워 내는 게 특징이다.
베이컨이 씹힐 때 느껴지는 은근한 향이 이 전을 먹을 때 느껴지는 매력이기도 하다.
간혹 단체로 오는 대학생들이 시끌벅적할 때가 있다만, 그게 대학가 앞 문화일 테고, 나는 이방인으로서 그걸 감수해야 한다.
그러한 약간의 소음(?), 그것만 빼면 분위기 좋고, 가격 괜찮고, 안주 맛있는, 그런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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