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선배들과 술자리 번개가 있었다.
'번개'라는 말을 요즘도 쓰나 모르겠다.
각설,
6시 30분까지 오라는데, 나는 도저히 그 시간엔 갈 수 없다.
30분가량 늦었다.
1차는 족발 전문점이었다.
이 양반들 배가 많이 고프셨나.
족발과 보쌈 세트는 이미 초토화됐다.
대충 주워 먹고 족발을 추가 주문했다.
하지만 모자란다.
그리하여 나는 2차를 노린다.
대구 종로 거리를 수없이 다녔건만,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술집, '또마르'라는 곳을 가 보았다.
또마르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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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게가 골목으로 들어가야 있다.
대구 종로 동해횟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 우회전하면 있다.
요렇게 숨어 있으니 내 눈에 띄지 않았겠지.
동해횟집 건물 끝나는 지점에 입간판을 세워두었다.
저런 거라도 설치에 두어야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한옥, 분위기 좋은, 퓨전중화요리, 이 세 가지가 이 술집에서 설정한 정체성이다.
외관은 한옥이고,
들어가면 어두침침한 것이 오묘하고,
테이블도 있지만 작은 규모의 바도 있고,
메뉴는 오리지널 중화요리가 아닌 게 확실하다.
먼저 주문한 안주는 가지튀김이다.
나름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인 듯하다.
가격은 20,500원이었다.
딱 봐도 퓨전이다.
가지를 갈라 고기와 야채로 속을 채워 튀긴 것인데,
양념을 한껏 부어 놓았다.
가지에도, 속재료에도 모두 밑간을 한 것 같은데,
양념까지 시원하게 올려놓으니,
내 입에 짜다.
짠맛이 재료 맛을 많이 가리는 게 조금 아쉽다.
밥이랑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여기 술집이잖아.
덕분에 술은 제법 마시게 된다.
다음 안주는 크림새우샐러드이다.
가격이 22,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술을 많이 먹어 기억이 맞을지...
새우를 튀겨 그 위에 크림소스를 올렸다.
아래에 양상추 등 샐러드가 깔려 있다.
소스는 단맛, 짠맛, 시큼한 맛이 함께 있다.
튀긴 음식은 역시 샐러드랑 같이 먹어야 좋은 것 같다.
내 입에 맞다.
젊은 친구들이 좋아할 분위기로 잘 꾸면 놓았다.
가격도 대략 2만 원 정도이니 주머니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요즘 물가에 대구 종로 자리에서 장사하는 것에 비하면 비싸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서빙하시는 분은 사장님인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인지,
알 수 없으나,
말투에 짜증이 묻어 있는 듯, 삶의 무게를 더 얹은 듯,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닥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다.
한숨 소리는 혼자서 내야지,
손님 앞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안 된다.
장사하는 사람의 기본 에티켓이다.
입가심으로 닭똥집에 맥주 3차.
이미 술이 얼큰하니 딱 두 잔만 먹고 자리를 뜬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꽉 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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