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

[저녁] 대구 들안길_구수한 닭국물이 나를 찾을 때 '풍기삼계탕'(2023.02.19.)

하늘이 노랗다 2023. 2. 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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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앞산 둘레길을 걸었다.

안지랑골에서 출발해 큰골로 내려오는 짧은 코스를 돌았다.

 

체육공원에서 철봉에 잠깐 매달리고,

야외 헬스장에서 역기도 살짝 들어 보았다.

괜히 힘만 뺐다는 기분도 들지만, 

땀도 살짝 나고 적당히 운동한  느낌도 있다.

 

운동했으니, 씻어야지.

이천동에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래서 시설이 상당히 양호한, 사우나로 간다.

 

샤워하고, 습식 사우나 들어갔다가, 샤워하고, 온탕에 들어갔다가, 샤워하고, 습식 사우나 들어갔다가, 샤워하고,

아무튼 이렇게 몸을 노곤하게 만든 다음,

저녁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저녁은 삼계탕이다.

방문한 곳은 대구 들안길에 있는 풍기삼계탕이다.

https://naver.me/xev1a09b

 

풍기삼계탕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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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도에 가니 손님은 아무도 없다.

사장님도 쉬고 계시다가 깜짝 놀라신 듯...

저녁 먹기에 이른 시간이긴 하지.

 

삼계탕은 15,000원이다.

한방삼계탕, 전복삼계탕, 송이삼계탕 등등의 메뉴가 있지만, 다 필요 없다.

삼계탕은 삼계탕일 때가 제일 맛있다.

어묵무침, 김치, 깍두기, 오이무침, 고추절임, 마늘절임 등 밑반찬이 차려진다.

가게가 춥지 않냐고 물으시는 사장님, 

나는 전혀 안 춥습니다.

 

삼계탕을 기다리며 반찬 맛은 어떤가 하고 하나씩 집어 먹는다.

어묵은 나의 소울푸드이다.

언제 먹어도 맛있다.

이것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다 비울 자신 있다.

오이무침은 양념을 많이 해도 입에 넣고 씹다 보면 짠맛이 금방 사그라든다.

오이가 물이 많아서 그렇겠지.

밥 없이 맛보기에 괜찮다.

식욕을 상승시키는 듯한 매력이 있다.

물론 다른 반찬들도 맛이 좋다.

 

사우나로 땀을 많이 빼서 그런지 목이 마르고,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건강을 생각해 오늘은 술은 안 마시기로 했다.

대신 건강을 생각해 콜라를 마시는 아이러니.

 

그냥 먹어도 부담 없는 어묵을 한 번 더 주워 먹으며 삼계탕을 기다린다.

빨리 나와라!

드디어 삼계탕 등장.

뽀얀 국물에 파가 살포시 올라가 있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

대추 한 알과 5센티미터 정도 크기로 토막 난 인삼이 애교스럽게 들어 있다.

나는 인삼을 원래 안 먹지만, 즐기시는 분들은 기분 나쁠 수도 있겠다 싶다.

 

인삼주는 안 주시네...

이제껏 다녀 본 삼계탕 파는 가게에서는 한 번도 안 준 집이 없었는데...

안 마셔도 상관은 없다.

콜라 마셔야 된다.

 

국물 맛은 훌륭했다.

싱겁게 먹는 사람은 따로 간을 안 해도 즐길 수 있겠다 싶다.

가슴살을 짓이겨 후추 톡톡 한 다음,

찰밥과 훌훌 저어 먹으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인다.

삼계탕의 구수한 국물은 언제나 진리다.

 

이제 삼계탕을 만 원대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더러우면 돈 더 벌자,

라는 각오를 하며 오늘도 맛있는 저녁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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